1. 에어레인
에어레인은 기체분리막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가스 고질화, CCUS, 질소·산소 발생, 제습,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용 분리 기술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받은 브로셔를 보면 에어레인은 단순히 분리막 모듈만 판매하는 기업이 아니라, 소재 합성, 중공사막 방사, 모듈 설계, 분리 시스템 제작, 설치 및 유지보수까지 다루는 기체분리막 전문기업에 가까웠다.
우선 기체분리막의 기본 원리는 혼합기체가 막을 통과할 때 각 성분의 투과속도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브로셔에서는 물, 수소, 헬륨, 이산화탄소, 황화수소, 산소 등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투과하고, 아르곤, 일산화탄소, 질소, 메테인 등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투과하는 것으로 설명되어 있었다. 따라서 목적에 따라 빠르게 투과하는 기체를 회수하거나, 반대로 막을 통과하지 않고 남은 기체를 제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바이오가스 고질화에서는 CO₂가 더 잘 투과되고 CH₄는 상대적으로 남게 되므로, 잔류기체 쪽에서 고농도 메테인을 얻는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이는 기존에 존재하던 여러 기체 분리 기술 중 하나일 뿐이었으나, 기체분리막 방식은 증류처럼 상전이에 큰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아도 되고, 흡수제나 흡착제를 계속 교체할 필요가 없으며, 설비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다. 또한 화학약품이나 흡착제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설치 면적이 작다는 점이 장점으로 제시되었다. 특히 기존 흡수탑이나 대형 설비를 설치하기 어려운 현장에서는 이러한 공간적 장점이 실제 적용성을 높일 수 있다고 느꼈다.
전시를 방문해보니 올해 ENVEX에서 에어레인은 특히 바이오가스 고질화와 CCUS 기술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에어레인은 과거 ENVEX에서도 바이오가스 고질화 멤브레인과 CCUS 멤브레인을 소개했으며, 당시에도 음식물쓰레기, 분뇨, 하수처리시설, 매립지 등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가 일반적으로 약 60%의 메테인과 40%의 이산화탄소로 구성되고, 이를 기체분리막으로 처리하여 메테인 순도 97% 이상의 바이오메탄으로 고질화할 수 있다고 설명되었다. 현장 브로셔에서도 같은 방향의 설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오가스는 음식물류 폐기물, 하수슬러지, 축산분뇨, 매립지 등에서 발생하며, 이를 정제해 도시가스 배관망에 주입하거나 CNG 차량 연료, 발전용 연료, 수소 생산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되어 있었다. 이 부분에서 바이오가스 고질화 기술은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술이 아니라, 폐기물에서 에너지 자원을 회수하는 기술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에어레인 부스에서는 기술 설명을 들은 뒤 사전에 준비한 질문을 할 기회가 있었다!
1) 먼저 장기간 운전 시 멤브레인의 선택도와 투과도가 변하는지, 그리고 유지보수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답변: "변화가 생기기는 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으며, 별도의 복잡한 유지보수보다는 약 5년 주기로 교체하는 방식이다."
2) 다양한 CCUS 기술 중에서도 기체분리막 방식이 어떤 조건에서 유리한지?
답변: "기존 습식 방식에 비해 설치면적이 작고 소음이 적어 도심이나 주거지 인근에도 설치가 용이하다는 것"
즉, 분리막 기술이 반드시 대형 배출원 전체를 대체하기보다는, 공간 제약이 있거나 중소형 배출가스 처리가 필요한 현장에서 강점을 가진다.
3) CCUS 특성상 flue gas를 연속적으로 처리해야 하므로, 시간당 처리량이 어느 정도인지?
답변: 주로 대용량보다는 중소형 규모의 가스 처리에 사용된다.
이 답변은 분리막 방식의 현실적인 위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즉, 분리막 기술은 모든 CCUS 상황에서 무조건 우월한 방식이라기보다는, 처리 규모, CO₂ 농도, 설치 면적, 운전 조건에 따라 적합성이 결정되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4) 중공사막은 지름과 막 두께가 조금만 달라져도 투과 성능이나 선택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제조 과정에서 균일성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답변: 이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공정 관리 방식까지는 답변을 얻지 못했다. 다만 기술 개발 초기에는 공정 온도, 심지어 계절에 따라 분리막의 성능과 구조의 일관성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2. ABB코리아
ABB는 전력, 자동화, 계측·분석 분야의 글로벌 기업이며, ABB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1960년대부터 국내에서 활동해왔고 서울 본사, 천안 엔지니어링 및 서비스 공장, 부산 사무소를 중심으로 약 500명의 임직원이 근무한다고 소개한다. ABB코리아는 ENVEX 2026에도 참가했으며, ABB 자료에서는 이번 전시에서 Measurement and Analytics, 즉 계측·분석기 분야를 중심으로 가스 분석기, 유량계 등 환경 및 산업 현장용 솔루션을 선보였다고 소개된다.
ABB 부스는 에어레인과 달리 특정 분리공정 하나에 집중하기보다는, 수질 가스 유량 등 환경 데이터를 어떻게 정확하고 빠르게 측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성격이 강했다. 전시 소개 자료에서 ABB코리아는 측정분석기기, 가스분석기, 수질분석기, 가스측정, 수질측정 등의 키워드로 제시되어 있었고, 현장 제품으로는 유량계, 수질 분석기, 가스 분석기, 가스 누출 감지 시스템 등이 소개되어 있었다. 즉, ABB는 환경오염을 직접 제거하는 기업이라기보다, 환경 상태를 정확히 측정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정 제어와 유지보수를 ‘가능하게’ 하는 기업으로 볼 수 있었다.
ABB와 관련해서는 3월 WATER KOREA 2026에서 선보인 광학 기반 수질 모니터링 플랫폼 UviTec에 대해서도 질문하였다. ABB는 WATER KOREA 2026에서 UviTec을 비롯한 실시간 수질 측정용 광학 분석기를 선보였고, 관련 보도에서는 UviTec이 주요 수질 파라미터를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운영 담당자가 즉시 활용 가능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고 소개되었다.
1) UviTec이 분광광도법과 형광측정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면, 사전에 정의된 오염물만 검출하는 방식인지?
답변: 분광광도법을 사용하는 만큼 광범위한 측정이 가능하지만, 실제 운용에서는 주로 사전에 정의된 오염물질을 검출하는 데 사용된다.
즉, 광학 기반 분석이 넓은 가능성을 갖고 있더라도,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규제 항목과 관리 대상 물질 중심으로 적용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2) 실시간·고속 모니터링을 강조할 때, 측정 속도를 빠르게 하면 오히려 오차나 오작동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그리고 UviTec만의 장점은 무엇인지?
답변: 기존 COD, BOD 측정 방식과 달리 추가적인 화학적 기작이 불필요하기 때문에 분석 대상에 의도치 않은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지 않고, 빠르게 측정할 수 있다. 또한 기존 방식은 분석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광학 기반 모니터링은 고속·실시간 측정이 가능하므로 이상 상황에 대한 신속한 수리와 공정 제어가 가능하다.
“측정 속도”가 단순히 결과를 빨리 얻는 편의성의 문제가 아니다. 환경설비에서는 오염 상태나 공정 이상을 늦게 파악하면, 처리 효율 저하나 장비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실시간 모니터링은 단순한 분석 기술이 아니라, 공정 안정성과 유지보수 효율을 높이는 운영 기술로 연결된다. 다만 담당자는 TOC 기술에 비해서는 측정 가능한 화학물질의 범위가 좁을 수 있다는 한계도 언급하였다. 그럼에도 TOC 역시 분석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실시간 대응이 중요한 현장에서는 UviTec과 같은 광학 기반 기술이 충분한 장점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되었다.
ABB 부스에서 느낀 점은, 환경산업에서 “측정”은 단순 보조 기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염물질을 줄이는 처리설비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실제 수질이나 가스 농도를 빠르고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면 공정을 제대로 제어할 수 없다. ABB의 기술은 바로 이 지점, 즉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해석하여 현장 대응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3. UviTec에 관해
우선 부스에서 ABB 담당자가 말한 “기존 COD, BOD 방식과 다르게 추가적인 화학적 기작이 불필요하다”는 말은, 기존 수질 분석이 대체로 시료를 채취한 뒤 실험실에서 반응·배양·산화 과정을 거쳐 결과를 얻는 방식이었다는 뜻이다. 더 자세히 알아보자.
BOD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이다. 물속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때 소비되는 산소량을 보는 방식이고, 일반적인 BOD₅ 시험은 시료를 20°C 암조건에서 5일간 배양한 뒤 용존산소 감소량을 측정한다. 그래서 실제 공정 이상이 발생해도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COD는 화학적 산소요구량이다. 물속 유기물과 일부 산화 가능한 물질을 강한 산화제로 화학적으로 산화시킨 뒤, 그 산화에 필요한 산소 상당량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BOD보다는 빠르지만, 산화제·가열·반응 시간이 필요하고, 시료를 화학적으로 변화시킨 뒤 결과를 얻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실시간 현장 모니터링에는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TOC는 총유기탄소이다. 물속 유기물의 “산소요구량”을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 유기물에 포함된 탄소량을 측정한다. 일반적으로 유기탄소를 산화시켜 CO₂로 전환하고 이를 검출하는 방식이므로, BOD나 COD보다 포괄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 다만 TOC도 분석기 내부에서 산화·검출 과정이 필요하며, 모든 현장에서 단순 광학 센서처럼 즉각적으로 넓은 면적을 모니터링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즉 기존 방식은 대체로 시료 채취 이후 실험실 또는 분석기 내부 반응, 최종적으로 일정 시간 후 결과를 확인하는 구조였다. 반면 ABB의 UviTec은 UV/VIS 분광광도법과 형광 측정 기술을 이용해 물속 성분의 빛 흡수·형광 특성을 읽고, 이를 BOD, COD, TOC, DOC, 질산성 질소, 아질산성 질소, 탁도, 색도 등 여러 수질 지표와 연결하는 광학 기반 플랫폼이다. ABB 자료에 따르면 UviTec은 시약 없이 광학 측정으로 실시간 수질 정보를 제공하고, Spectrum probe 기준으로 BOD, COD, TOC, DOC, UV254, UVT, TSS, nitrate, nitrite, color, surfactants, contaminant alarms 등을 구성할 수 있다.
ABB 담당자의 답변은, UviTec이 기존 BOD, COD 분석처럼 시료에 생물학적·화학적 변화를 일으킨 뒤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라, UV/VIS 및 형광 기반의 광학 신호를 통해 수질 상태를 빠르게 읽는 방식이라는 의미였다. 기존 방식이 실험실 분석과 반응 시간을 필요로 했다면, UviTec은 현장 또는 공정 환경에서 주요 수질 지표를 실시간에 가깝게 제공한다. 다만 광학 기반 분석은 모든 미지 물질을 무조건 식별하는 기술이라기보다, 사전에 설정된 수질 항목과 현장 보정 모델을 바탕으로 빠르고 반복적인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ENVEX 2026 소감
이번 ENVEX 2026 방문을 통해 환경산업이 단순한 “오염 처리 산업”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과거의 환경기술이 오염물질을 제거하거나 배출 기준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면, 현재의 환경기술은 에너지 회수, 탄소 포집, 실시간 모니터링, 데이터 기반 공정 제어, 해외 사업화까지 연결되고 있었다.
결국 ENVEX 2026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환경산업의 중심이 처리 설비 자체에서 데이터, 효율, 탄소중립, 자원화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얼마나 배출하고 있는지 정확히 측정하는 기술, 배출가스나 폐기물에서 다시 가치를 회수하는 기술, 그리고 이를 실제 산업 현장에 설치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기술이 함께 발전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환경산업을 단순히 규제 대응 산업으로만 보는 관점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ENVEX 2026은 환경 문제가 산업의 부담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만들어내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특히 에어레인과 ABB코리아의 사례를 통해, 앞으로의 환경기술은 “오염을 줄이는 기술”을 넘어 측정하고, 제어하고, 분리하고, 회수하여 다시 활용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